
저 개의 이름이 뭔지는 모른다. (나는 속으로 검둥이라고 부른다)
내가 아는 것은 검은색이라는 것과
같이 사는 개가 한마리 더 있다는 것과
바깥세상구경을 거의 못해본 개라는 것.
항상 문 밖의 세상이 궁금한 것 같다.
언제나 대문 가장 아래쪽 작은 틈새에 얼굴을 디밀고
지나가는 것들을 유심히 쳐다본다.
겁도 많은지 조금만 다른 행동을 하면 왕왕 짖는다.
처음엔 날 보고도 많이 짖었다.

지금은 내가 뭘해도 짖지 않는다.
내가 오토바이 엔진소리를 크게 낸다더래도 절대 짖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검둥이의 코끝을 톡 건드리는 순간
놀라서 몸을 못가눌정도로 뒷걸음질을 친다. (푸득 푸득 거리는 콧소리와 함께)
아, 생각해보니 날 보고 짖을 때가 지금도 있다.
한참동안 검둥이를 재밌게 (나는 종종 검둥이의 볼꺼리가 되어준다.)
해주다 오토바이를 타고 어디로 간다던지
집으로 들어간다던지 하면 가지말라고 왕왕, 딱 두번 짖는다.
그리고 자리를 뜨면 끼우우웅 하며 아쉬운 소리를 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