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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01 로빈슨크루소가 내게 남긴 것에 대한 보고서 (10)

난 어려서 로빈슨 크루소를 열심히 읽었었다.
그 횟수를 따지자면 대략 20번 넘게 읽었다.
단지 20번만 읽은 것이 아니라 버전별로 닥치는대로 읽어댔으며
한번을 읽은 후 그냥 즐기고 넘어간게 아니라 내 생활 곳곳에서
나 스스로의 탐험을 하는데 또한 시간을 사용했다.



내가 외딴섬에서 혼자 지내야만 한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로빈슨크루소만이 내주었다.

먼저 집을 지어야한다.
집이 있질 않으면 주변의 맹수에게 언제 기습을 당할지 모른다.
집은 단순히 오두막을 지을 것이 아니라 되도록이면 벼랑과 가까워야하며
동굴이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벼랑에 지어야하는 이유는 그만큼 벼랑에 둘러싸인 곳은 공격을 받을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울타리는 되도록이면 높고 날카롭게해야하며
주변의 동태를 살피기 위한 구멍을 잊지 않아야한다.

그 다음으로 해야할 일은 식수를 구하는 일이다.
식수는 주로 계곡에 위치해있으며
동아줄과 삽이 있다면 그 물을 집으로 끌어오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그것이 없을 경우에도 나뭇잎을 얽어서 동아줄 비슷하게 만들 수 있으며
삽이 없는 경우 납짝한 돌로도 대처가 가능하다.

그 후 식량을 확보해야한다.
식량은 크게 육식과 채식으로 나눌 수 있고
육식은 비교적 얻기 쉽다.
그러나 채식은 다르다. 먹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물고기도 또한 좋은 식량이 되겠지.
그 중 야생동물을 잡으면 그 기름을 짜서 초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가죽으로 옷도 입을 수 있으니 유용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내가 무인도에 혼자 떨궈지는 일은 거의 없겠지.
그러나 나의 생활방식은 무인도에서 생활하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내 눈은 항상 쓰레기 더미, 폐가, 버려진 가구 등과같은 것을
주목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가 저것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이런 나의 생활습관은 동아리 생활을 할 때 그 최고조를 이뤘으니
나의 동아리 선후배들은 항상 나에게 이런 말을 하곤 했다.
"넌 어디서 그런것들을 가져왔냐? 와아아아 대단해! 최고의 생활력이야!"

밥을 해먹을 때도 로빈슨크루소에게 배운 것을 활용한다.
주어진 것을 고맙게 먹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남은 음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전 세계에 단 한명, 오직 나만이 먹는 메뉴를 개발해내고
음식쓰레기를 최소화하는 버릇이 있다.

난 주변을 잘 경계한다.
사람이 어느순간 무인도에 나타난다고해서 반가웁기만 하진 않는다.
누가 나에게 어떤 해를 입힐지 모르기 때문이다.
여전히 난 새로운 사람을 사귀길 즐겨하지 않는다.
그들을 가만히 관찰하고 또 관찰해서 괜찮다 싶으면 그 때 손을 내민다.
물론! 좋은 사람이다 싶어도 난 인연의 끈을 낭비하진 않는다.

가게를 잘 살핀다.
어느가게에 가면 어떤 것이 있는지 항상 눈여겨보는 버릇이 있다.
"저 가게에 가면 평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촛대가 있군!"
이렇게 생각하고 머릿속에 꼭꼭 넣어놓는다.
그리고 필요할 때가 되면 그곳을 찾아가 원하는 것을 산다.
이건 내게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다.
나도 세어보진 못했지만 내 머리 안에는 수백개의 리스트가 있을 것이다. 아마..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다.
어디에서 어떤 풍광이 이뤄지는지 꼭꼭 눈여겨봤다가
그 근처를 지나갈 일이 생긴다면 꼭 카메라를 챙겨간다.

이런 나의 생활습관을 길러준 로빈슨크루소에게 난 감사함을 느낀다.
2007/04/01 20:44 2007/04/01 20:44